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명상수행/명상시와 선시

般耶의 노래


마음으로 찾으면 흔적도 없지만
마음을 비워두면 언제나 역역하네
앉고 눞고 다니는 그 가운데
무심하게 가다보면 분명히 알리라

한가할 때 한가로우며 바쁠 땐 바쁘면서도
피곤하면 두 다리 뻗고 밥이 오면 먹네
일상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여기 있나니
한 줄기 서릿발 같은 빛은 감출 곳이 없네

신령스런 한 물건 눈앞에 있어
땅과도 같고 하늘과도 같나니
눈으로 보고 귀로 듣지만 소리와 형체가 없어
가고 옴에 언제나 고요하기만 하네

한 몸은 온 누리에 두루해 있고
한 생각은 능히 영겁에 섞이네
성인과 범부는 모두 이 속에 있어
오랜 예서적부터 이것을 떠나지 않았네

깊고도 미묘한 이 경전이여
이 세상 온갖 종교의 그 모든 경전들은
저 거룩한 성인네들의 그 말씀들은
모두 이곳으로부터 흘러 나왔네


저 허공처럼 이 누리 모두 안았고

해와 달처럼 온 누리에 두루했네
聖과 俗을, 貴賤을 더 이상 묻지말라
그 모두 이 속에서 죽고 살고 하느니

형체없고 이름없어 허공 같거니
그저 임시로 '바라밀' 이라 일컬었네
마하반야바라밀이여
분명히 보고 볼 때 단 한물건도 없네

이 산하대지는 환영과 같고
잘난 모습, 못난 모습 물에 비친 달그림자네
이 모든 사물들은 이 空 속으로 돌아 가나니
이 空만은 영원히 멸하지 않네

지금 어느 곳에서 저 '눈뜬 이'를 보겠는가
달 지자 구름은 피어 산의 옷 되네
척 보면 알 것이니 더 이상은 묻지마라
듣고도 듣지 못하는 이 귀머거리여


얻기도 쉽진 않지만 지키긴 어욱 어려우니

움직일 때나 조용할 때나 그 본질은 그대로 있네
저 허공은 오직 한 티끌을 허락하여
저 하늘에 어름바퀴(달)가 만고에 차갑네

눈병이 나서 시력에 장애가 오면
허공꽃이 어지럽게 날리는 것을 보네
눈 속의 이 환영만을 제거하면
하늘꽃 없는 저 푸름만 끝이 없으리

나그네 꿈 깨고 잔나비 울음은 그쳤나니
눈에는 가득한 맑은 바람 명월이네
몇사람이나 이걸 샀다가 다시 팔았는가
무한한 풍류는 이로부터 비롯되었네


-함허득통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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