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명상수행/명상시와 선시

나그네의 길


千峰萬壑 저 너머에
외롭게 떠 있는 구름 한 점
새 한마리 홀로 돌아가네

금년이야 이 절에서 머문다지만
내년에는 어는 산으로 가야할지

소나무 그림자 비치는 창문에
바람조차 고요하고

향불마저 꺼진 禪房에는
쓸쓸하기 그지없네

이 생은 이니 내 몫이 아닌 줄 알았으니

물길 따라 흐르는 대로
구름 따라 떠도는 대로

그냥
흘러 흘러 가리라
-

-매월당 김시습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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